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통합 예술 치료: 몸·정서·관계를 다시 연결하는 치유의 언어
- jung ju lee
- 11월 2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11시간 전
센터장 이정주 Ph, D.
트라우마는 “과거의 사건”이 아닙니다. 트라우마는 몸 속에서, 감정의 패턴 속에서, 그리고 관계하는 방식 속에서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경험입니다. 특히 아동기 애착외상과 같은 초기의 상처는 생애 첫 관계 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이러한 초기 외상은 언어가 발달하기 이전, 혹은 정서 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기 이전에 벌어집니다. 그래서 파편화된 기억으로 인해, 언어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며, 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긴장과 자동화된 반응을 반복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라우마는 언어를 통해서만 다루기 어렵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예술 · 몸 · 감각을 기반으로 한 통합예술치료가 탁월한 치유적 힘을 발휘합니다.
아래에서는 “왜 트라우마는 예술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해, 심리치료 · 신경과학 · 소마틱 심리학 · 통합예술치료적 관점을 통합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는 제 박사논문, 「아동기 애착외상을 경험한 성인의 AEDP 기반 소마중심 표현예술치료 질적 사례연구」의 핵심 이론적 배경과 실제 임상 관찰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1. 트라우마는 언어가 아닌, ‘우뇌’에 저장된다
트라우마 상황에서 뇌는 언어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을 일시적으로 ‘셧다운’하고, 생존을 관장하는 편도체 · 뇌간 · 자율신경계 중심으로 전환합니다. 이때 경험되는 공포, 긴장, 무감각, 얼어붙음 등의 상태는 트라우마 사건이 끝난 후에도 신체 기억(body memory)으로 남아 수년 · 수십 년이 지나도 반복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트라우마는
말로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기억되지 않고,
신체 감각 · 정서 패턴 · 신경계의 반응으로 각인되며,
삶에서 무의식적으로 재연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신경계를 안정화하며 우뇌에 접근할 수 있는 치료적 방법이 필요합니다. 소매틱 움직임, 미술, 음악, 이미지 등은 바로 그 층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통로입니다.
2. 예술은 무의식에 저장된 트라우마를 ‘안전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한다.
트라우마 치유 과정의 어려움 중 하나는, 트라우마 치유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재경험되며 신체, 정서적으로 압도되는 재외상을 경험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징적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예술적 매체는 내담자에게 다음과 같은 치료적 이점을 제공합니다.
언어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예술적 방식으로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미지 · 색 · 선 · 움직임은 파편화된 기억과 복잡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도록
도와줍니다.
‘압도되는 감정과 거리’를 확보하며 다룰 수 있다
트라우마 기억과 내담자 사이에 상징적 공간(safe distance)이 생기므로 압도되지
않고 안전하게 트라우마 경험을 다룰 수 있습니다.
무의식적 재료가 자연스럽게 표면에 떠오른다
비언어적 창조 과정은 억압된 감정, 미해결 애착 욕구, 상처받은 내면 아이의 목소리를 강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합니다.
이와 같이 예술의 은유적 상징은 그 자체로 내담자의 방어를 약화시키며, 내담자가 준비된 만큼 점진적으로 진실한 경험에 접근하도록 돕는 치유적 매개입니다.
3. 소마(신체)를 통한 작업은 ‘몸에 남은 외상 흔적’을 회복시킨다
트라우마를 다루는 최신 심리치료 접근들—Accelerated Experiential Dynamic Psychotherapy(AEDP), Somatic Experiencing(SE), Sensorymotor Psychotherapy(SP) 등-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트라우마는 사건이 아니라, 신체에 고착된 생존 반응이다.”
통합예술치료는 예술적 작업과 몸의 경험을 통합하여 몸에 저장된 트라우마의 패턴을 재조정(re-regulation) 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과도한 근육 긴장 → 점진적 이완으로 전환
감각 둔화 → 미세한 감각 알아차림으로 회복
신경계의 과각성/저각성 → 안정된 인내의 창 안에 머무르도록 지원
“몸이 기억하는 두려움” → 안전한 정서 경험으로 재학습
이 과정은 단순히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을 넘어, 자기 조절력과 정서 안정의 기반을 다시 세우는 중요한 치료적 변화입니다.
4. 예술적 경험은 ‘변형된 정서 경험’을 만들어 트라우마를 재구성한다
트라우마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은 “압도된 감정에는, 회복을 기다리는 핵심 정서(Core Affects)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예술적 경험은 이 핵심 정서가 안전하게 활성화되고 변형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만듭니다.
예술은 평가받지 않으며, 좋아 보이게 꾸밀 필요가 없으며, ‘나답게’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때 내담자는 정서적 수용감 · 자기 주도성 · 창조성 · 능동성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트라우마에서 손상된 자기감(self)을 회복하도록 돕는 강력한 치료적 요소가 됩니다. 즉, 예술은 내담자가 과거의 상처를 뛰어넘는 변형된 정서 경험(Transformational Affective Experience) 을 직접 체험하도록 돕습니다. 이 새로운 경험이야말로 트라우마 회복을 견고하게 돕는 핵심입니다.
5. 통합예술치료는 ‘조각난 나’를 다시 하나로 연결한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은 파편화된 조각처럼 생각은 여기, 감정은 저기, 몸은 긴장되어 있고, 관계에서는 경계하거나, 회피하거나, 과하게 매달리는 등과 같이 불안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내부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지 못하고 각 영역이 서로 단절된 상태로 존재하게 되는 것 입니다.
통합예술치료는 감각 – 정서 – 신체 – 인지 – 관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촉진하며, 그동안 분리되어 있던 여러 조각들이 다시 통합되도록 돕습니다. 이는 “온전한 자기로 회복되는 존재적 변화”에 가깝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서는 우뇌에 접근할 수 있는 비언어적 예술적 방식을 통해 통합적으로 접근되어져야 합니다. 힐링트리 통합예술심리상담센터는 소매틱 움직임을 통해 신경계와 심리적 안정감을 갖도록 돕고, 통합예술치료의 치유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우뇌에 저장된 트라우마의 암묵적 기억에 안전하게 접근하도록 합니다. 또한, 트라우마 심리치료의 접근 방법을 기반으로 트라우마의 기억을 안전하게 재처리하고 재구성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트라우마 회복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과 건강하게 다시 연결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트라우마로 부터 깊은 회복이 일어날 수 있도록 힐링트리 통합예술심리상담센터가 함께 하겠습니다.